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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2019 백상예술대상이 찾아왔다는 소식에 시간이 참 빠르다는 걸 체감하게 된다. 어느덧 제 55회까지 달려왔다는데, 가만히 보고 있으면 내가 지금까지 봤던 장면이나 대사들이 스쳐 지나가면서 먹먹함을 가져오기도 한다.

특히나 이번 백상예술대상에서는 내 마음을 울렸던 작품을 연기했던 배우들이 줄줄이 수상을 했기에 더욱 그럴 수밖에 없었다. 특히나 대상을 수상한 김혜자, 정우성 두분이 만들어 낸 이야기는 많은 사람들을 울린 작품이 아니었을까.

어릴 적부터 영화와 드라마를 참 좋아했고, 어른이 된 지금도 변치 않은 애정으로 웬만한 것들을 모두 챙겨보는 편이다.

최근 뒤늦게 영화 '증인'을 보고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는데 이번 백상예술대상에서 만나 볼 수 있어 기쁘면서도 한편으로는 그날의 먹먹함이 다시 찾아와 마음이 무겁기도 했다. 

증인은 정우성, 김향기 주연의 영화로 자폐아와 변호사의 이야기를 다루었다. "향기야, 너는 그 어떤 누구보다 완벽한 파트너였어." 이 젠틀한 멘트가 또 한 번 가슴을 울린다.

볼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그는 멋지고 잘생긴 배우이기 전에 정말 좋은 사람인 것 같다는 인상을 준다.

드라마 '눈이 부시게'에서 70대 김혜자 선생님의 보이스가 참 세련되었다고 느꼈다.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 작품이었던 만큼 감상 중간중간 나는 나이가 들면 어떤 모습일까, 적지 않게 상상했다.

사실 이 드라마를 막 보기 시작했을 당시에만 해도 로맨스 코미디가 섞인 판타지물인 줄로만 알았는데, 상상도 못 했던 반전이 보여진 이후에는 온통 눈물바람이었다. 극중 이름이 김혜자였던 것도 인상 깊었다.

젊은 시절 역할을 맡은 한지민 배우 또한 뛰어난 연기력을 보여줬는데, 내가 이 작품에서 정말 의외였던 건 남주혁이었다. 그저 모델 출신이라는 인식이 강했는데 이번 기회에 다시 보게 됐다.

명대사가 난무하는 작품답게 백상예술대상 수상소감에서도 명대사가 쏟아졌다. '후회만 가득한 과거와 불안하기만 미래 때문에 지금을 망치지 마세요. 오늘을 살아가세요, 눈이 부시게. 당신은 그럴 자격이 있습니다.' 혹시나 까먹을까 봐 대본을 찢어 왔다던 수상자는 극중 대사로 소감을 대신했다. 호소력 짙게 떨리는 목소리가 우리 집 거실까지 전해졌다.

전국에 전적으로 믿으셔야 합니다 열풍을 일으켰던 스카이 캐슬 역시 빠지지 않았다.

게다가 무려 4관왕이었다. 감독의 연출상부터 최우수연기상 염정아, 남자조연상 김병철, 신인연기상 김혜윤까지 그 종류도 다양했다. 김주영 쌤의 연기가 너무 돋보였어서 김서형 배우가 수상하지 못한 점이 아쉬웠다. 

서울 의대 노래를 부르던 마이멜로디 예서는 눈시울을 붉히며 7년간 집에서 묵묵히 응원해 준 가족들에게 감사하다 고 말했다. 자극의 끝을 달리며 늘 흥분 상태에서 보던 드라마였는데 백상예술대상에서 차분하게 만나니 더욱 반가웠다.

신동엽, 배수지, 박보검의 조합도 의외로 케미가 좋았다. 두 사람도 하루 빨리 MC석이 아닌 티비나 스크린 속에서 만나고 싶다. 특히 각각 93년생, 94년생으로 비슷한 또래인 두 사람이 연기하는 걸 상상해 보니 미소가 절로 나온다.

이외에도 공작, 미쓰백, 너의 결혼식 등 우리 시대와 이야기를 반영한 작품들의 공로에 대한 찬사가 쏟아졌다. 2019 백상예술대상을 빛내 준 많은 배우와 연출진이 더 좋은 영화와 드라마로 찾아오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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